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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까미노(산티아고순례길)

산티아고순례길 피레네산맥 초반부 대자연의 향연 신혼까미노 7화

 

오늘부터 드디어 본격적으로 순례길에서 걷기 시작했다.

생장 피드 포르의 알베르게에서 오전에 일찍 일어나서 짐을 정리한뒤, 알베르게에서 준비한 조식을 먹고 길을 나섰다.

조식이라고 해서 뭐 특별한 것 없었고, 빵과 버터, 커피. 그리고 당근 케익이 나왔다. 5유로 정도 했으니, 딱 적당한듯.

나와 여보, 그리고 다른 외국인들까지 한 테이블에 모두 모여앉아 조식을 먹고 있는데, 사람들이 알베르게를 나가기 전에 서로 인사를 했다. 부엔카미노~혹은 바이바이. 우리도 조식을 먹고 오늘 하루 마실 물을 챙긴뒤, 알베르게 사장 및 조식 인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숙소를 빠져나왔다.

순례길을 따라 밑으로 내려가고 있는데, 동키 서비스 센터가 문을 열고 있는게 아닌가.

오늘 아침 동키를 맡길 짐을 51번 알베르게에 두고 왔는데, 혹시나 짐을 수거하지 않거나 도착하지 않는 문제가 생길까봐 짐을 여기 가게에 두고가려 했다. 그런데 여보가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며 나를 만류를 해서 끝내 그냥 지나갔다.

지나가면서 문을 연 음식점 겸 카페가 있어서 물과 햄-치즈-토마토 샌드위치 2개를 구입했다.

그렇게 순례길을 터벅터벅 걷고있으니, 아주 조용한 시골 마을 풍경이 펼쳐졌다.

그리고, 오르막길도 계속 이어졌다. 

여보와 나는, 이제부터 피레네산맥을 넘는구나... 하고 마음을 다잡고 계속 올라갔다. 조금 더 올라가니 집들이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산길이 나오는데, 경사가 꽤 있어서, 어제 동키 서비스를 하지 않고 올라왔으면 정말.. 힘들뻔했다.

 그리고 피레네산맥에 그렇게 달팽이가 많다더니,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민달팽이들을 실컷 봤다. 그런데 로드킬 당한 달팽이 시체들도 참 많았다. 그래서 도로에 있는 녀석을 풀 속으로 옮겨주었다.

 안개 자욱한 피레네산맥은 정말 대자연의 경치를 온몸으로 느끼기에 적당한 곳이었다. 날씨가 맑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지만 이러한 모습 또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 그러려니(?)하며 이 산행을 만끽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