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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까미노(산티아고순례길)

산티아고순례길 프랑스길 바욘에서 생장까지 신혼까미노 5화

 

바욘 시내에 위치한 호텔에서 일어나 보니 새벽 5시쯤 되었다.

아직 시차 적응이 안된 탓인가.. 하며 뒤척이며 자리에 앉아서, 잠시 멍하니 있다가

노트북을 꺼내서 하루 일과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원래 이런 용도로 쓰려고 노트북을 가져왔다. 하루하루 기록.

사실 이렇게 기록한 것을 뭐 어디다가 올리거나 책을 쓰려고 기록을 시작하는것은 아니다.

다만 하루하루 지나간 것을 기록한다면 나중에 이 글을 보면서

잠시나마 그때 추억을 떠올릴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글을 썼다.

그렇게 하루 일과를 기록하고 보니, 시간이 7시정도 되었다. 

7시인데도 밖은 아직 어둑어둑 했다. 간간히 청소차가 지나가는 소리만 들릴뿐이었다.

한 8시쯤 밖에 나오니 상점들이 드문드문 오픈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아침먹을 곳을 찾아서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는데, 다행이 문을 연 카페가 있어서

그곳으로 들어갔다. 메뉴판이 있었지만, 불어를 잘 못했기에;;

커피2잔과 크루아상 2개를 시켰다.  커피도 맛있었지만 크루아상도 쫄깃하니 맛있었다.

하지만 양이 너무 적어서 조금 아쉬웠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슈퍼마켓으로 갔는데 다행이 문을 열어서, 

이것저것 필요한 물품을 샀다.

여보가 필요한 생리대, 물, 간단한 과자, 우유, 그리고 푸딩을 하나 샀는데, 사실 이 푸딩은 치즈 케이크였다;; 호텔로 돌아와서 간단하게 아침을 한번 더 먹었다.

11시에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이떄 호텔 관리인을 처음 봤는데, 젊은 남자였다. 체크아웃 하겠다 하니 키를 달라고 하더라. 나는 키를 방 안쪽에 두고 나오면 될 줄 알았는데;;  여튼 키를 직접 주고 호텔 밖으로 나왔다.

밖에는 이제 관광객들이 상당히 많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바욘에서 생장 드 포트로 가는 기차가 12시에 있기 때문에, 여보와 나는 역으로 향했다. 역 근처에서 유심을사기위해 모바일 가게에 들렀는데 한 곳은 없다고 하고, 나머지 한곳은 스페인으로 갈거면 그곳에서 유심을 사는게 최고라고 말해주었다. 

그곳에서 나와서 점심을 간단히 먹을곳을 찾아 근처 레스토랑에 갔는데, 대부분의 레스토랑이 문을 열어놓고는 장사를 하지 않는거였다.

불어로 뭐라뭐라 하면서 이야기 하는데, 대충 식사를 할수 없다는 내용인듯 했다.

한 3군데 다녔는데, 전부 똑같았다.. 아니 11시 부터 12시 사이에 장사를 안하다니..

할수 없이 지나가다 발견한 근처 빵집을 갔는데, 이곳도 안하려나.. 하고 

얼굴만 들이밀고 쳐다보니, 직원이 들어오라고 손짓을 했다.

그 빵집에서 애플파이와 작은 바게뜨를 한개 샀는데, 애플파이는 내가 먹고 바게뜨는 여보가 먹었다.  여보는 바게뜨 안에 든 햄이 시큼하다고;; 맛이 없다고 했는데. 내가 한입 먹어보니 과연, 햄이 조금 시큼했다.

여보는 그냥 바게뜨를 기대했다고...여튼 역에서 기다리며 다시 심카드를 문의 했는데, 없다고 하여 콜라한잔 사먹으며 열차 시간을 기다렸다.

이윽고 열차 시간이 되어 우리는 바욘 기차역안 플랫폼으로 들어갔다. 플랫폼에는 직원이 3명정도 기다리며 사람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기차는 작았다. 2칸짜리 소형 기차, 우리네 통근열차 같은 느낌이었다.

우리 말고도 순례자들처럼 보이는 많은 외국인들이 기차를 타기위해 줄을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을 알아보는건 어렵지 않은데, 배낭을 보면 알수 있다.  젊은 사람도 있고, 머리가 백발인 노인들고 있고.

여튼 기차에 탑승했는데, 이미 기차안에는 사람들이 가득차있었다.

미리 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현지 사람들인듯 했다. 

자주 타보았으니 미리미리 입장해서 자리를 잡은듯했다.

한시간을 서서 가야하나.. 하고 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기차에서 내리고 있는게 아닌가.. 뭐지 하면서 따라 내리고 있는데,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서 그런가, 기차를 1대 더 운영해주는것 같았다.

기차를 바꿔타고 편하게 자리에 앉아서 갔다.

그렇게 한시간쯤 달리니.... 생장 피드 포르. 순례자길의 시작도시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리니 사람들이 한쪽 방향으로 우르르 몰려가기 시작했다.

그곳에 순례자 사무실이 있겠거니.. 하고 따라가보니, 역시 사무실이 있었다.

 

순례자가 되려면 이 순례자 사무실에서 순례자 여권을 받아야한다. 

사무실에서 봉사자가 영어로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주로 다음 목적지인 론세스바예스로 갈때 필레네 산맥을 넘어야 하는데, 중간에

식당이 어디있고, 알베르게 예약하는법이나 리스트등을 주고 설명해준다.

(피레네산맥 루트 한국어 안내서)

친절하게 영어로 설명을 해준다. 영어를 모르면 낭패. 

사무실에서 순례자 여권을 받은뒤 도장을 찍고, 가리비 2개를 구입해서 밖에 나왔다.

이제 알베르게를 정할 차례... 처음 묵을 숙소다 보니 심사숙고했다. 그런데 돌아다니는 사이, 벌써 자리들은 다 차버렸고 우리는 점점 더 외각으로 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