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차
아침 일찍 자연스럽게 눈이 떠지고, 부랴 부랴 전날 봐둔 숙소를 예약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 Zubiri에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얼른 준비해서 구글맵이 알려주는 구역으로 나갔다.
그곳은 우리가 전날 갔던 바bar의 바로 앞이었다. 혹시 몰라 바 앞에 주차된 차주인 아저씨께 여쭤보니 버스가 오는 곳이 맞다고, 그러자 조금 뒤 바 주인 아주머니가 나와서 버스가 안온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들이 스페인어로 이야기 해주었기 때문에 정확한 소통이 되지 않아, 대강 원래는 버스가 오는데, 오늘이 일요일이라서 쉬는 갑다라고 마무리 지었다.
조금 난감했다.
버스를 타고 가야할 정도의 먼거리에 숙소를 예약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다음날
일정까지 생각해서 숙소를 예약해버렸다. 다행이도 그 다음날 숙소는 무료 예약 취소가 가능했다.
문제는 이 다음 일정인데, 중간에 잠깐 들리려고 했던 Zubiri에 과연 숙소가 있을 것인가 하는게 관건 이었다.
일단 Zubiri까지는 약 9키로 정도였다.
아침 9시 조금 전부터 열심히 걸었다. 중간에 한국인들이 간간이 보였다.
같은 한국인끼리 대화를 좀 섞을 법도 한데, 외국인들에게 하는 것처럼 인사만 한 뒤 지나쳐버렸다.
우리는사실 과거 여행 중이었다. 서로가 몰랐던 시절의 이야기에 몰입하고 있었다.
오빠의 고딩 시절부터 시간 순서대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들었다.
걷다보니 말로만 듣던 푸드 트럭에 들려, 바나나, 레모네이드, 커피, 초콜렛, 감자칩을 샀다. (5.50유로 = 7천원 상당)
그러고나서 또 부지런히 걷기 시작했다. 많이 괴롭지 않은 상태로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입구에 다리가 있고,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모습은 완전 중세 시대 배경 영화같았다.
우리는 체념하는 마음으로 선착순 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무니시팔이라는 공립 알베르게를 찾고 있었다. 거기에는 침대에 벌레(베드벅)가 있어서 고생했다는 평가를 볼 수 있었는데... 그래도 숙소만 찾을 수 있다면 감사하단 마음으로 찾아가는 중!
다리 옆에 알베르게에 한번 들어가보았는데 다행이 빈 침대가 있다고 한다. 10명이서 잘 수 있는 도미토리였다. 오빠랑 나는 2층 침대에 위 아래로 자리를 잡고, 밥을 먹으러 나갔다.
근처에 바가 있어서 처음으로 순례자 메뉴를 먹을 수 있었다. 순례자 메뉴는 나름대로 코스였다. 먼저 에피타이저로 샐러드와 콩 스튜를 고를 수 있고, 메인은 미트볼과 피망 속에 들은 고기 요리 중에 고를 수가 있었다. 우리는 골고루 시켜보았다. 좀 새로운 맛이긴 했으나 꽤 먹을만 했다.
그렇게 숙소로 들어가 깨끗하게 씻고 다시 나와 마을 이곳 저곳을 둘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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