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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야기

행복에 대해서

어느 순간부터 행복하냐는 질문이 부담스럽고,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왜 행복해야만 하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인생은 행복하지 않은 순간이 더 많은데, 그 와중에 얼마 없는 행복한 순간을 찾는게 더 어려운 것 같았다.

내가 뭐라도 됐으면 좋았을텐데...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나를 불행하게 만든다.

이 이론(?)에 의하면 나는 뭔가가 되어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나는 죽는 날까지 뭔가가 되지 못한채 생을 마감할 수도 있다.

그러면 나는 행복할 수가 없는 것인가...

정녕...

사실 또 그건 아니다.

간간이 행복한 순간들이 있긴 했잖아.

인천가서 갈매기 엄청 가까이서 봤을때.. ㅎ

여행가서 좋은 풍경을 눈에 담아올 때... 생각지도 못한 경험을 했을 때...

나는 행복하다.

근데 웃긴 건... 경험할 당시가 아니라, 집에 와서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서 회상할때가 특히 더 몽글몽글한 행복의 감정이 올라오곤 한다.

그 당시에는 그럴 겨를이 없기도 했다.

아직 아이가 많이 어리다보니, 나는 늘 전전긍긍이다.

그리고 늘 피곤하고, 예민한 상태다.

말하자면 늘 각성 중인 상태... 그나마 각성이 풀린 집에 와서야, 그 행복을 은은하게 느끼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나는 아이와 떨어져있을 때, 아이로부터 받은 행복을 뒤늦게 깨닫곤 하는 것 같다.

그 현장에서 행복의 기쁨을 오롯이 느낀 적이 언제였을까?

자는 아이 곁을 조심히 빠져나와, 지금처럼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쓸때인가?

유명하지도, 그리 크고 위대한 의미를 담지 않은 내 글...

누가 봐줄지도 모르는 이 글..

지금 내 자신만을 위해 쓰는 이 글이 현장의 행복을 담고 있다.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드는 것이 행복한 나란걸 새삼 깨닫는다.

내 자신에게 바라는 것은...

가끔씩 서글퍼지는 마음을 극단적으로 몰고 가진 말았으면 하는 거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선 많이 좋아졌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되니, 더 젊었던 그 시절보다는 마음이 무너지는 일이 많이 없다.

내가 무너지면 그 만큼 아이가 다치니까...

앞으로도 행복하냐는 질문은 부담스럽고 싫겠지만...

그럼에도 그런 질문을 받는다면 행복의 의미를 계속해서 생각할 거 같다.

전쟁통에도 사랑을 하고, 희망을 찾는 게 사람인데...

사랑이며, 희망에 깃들어 있는게 행복이겠지.

내 인생은 전쟁에 비할바 못하지만 마음속에 전쟁을 만들 때면 내가 쓴 이 글을 떠올려야겠다.

행복은 어디에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