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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육아생각

출산 후 고비 부제:내가 엄마인걸 깜박했나보다

첫째 출산 후 뜻밖의 고통이었어서 괴로웠던 후처치, 젖몸살, 그리고 모유수유.
지금도 모유수유 성공해볼거라고 난리난리를 치다가 갑자기 문득 내가 지금 뭐하는거지? 애한테 무슨 짓을?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저 기능적인 엄마의 역할만 하고 있었던것이다.
얼마전 태어난 둘찌가 계속해서 직수를 거부하고있다.
나는 조리원에 괜히 왔다 싶었다. 수유콜 제때 안해주는 조리원간호사들이 원망스럽고 밤수유를 거르지말걸 후회가 밀려왔다.
다 망했다싶었다.
모유수유협회글같은걸 찾아보기 시작했다.
엄마와의 신체적 접촉, 따뜻한 사랑의 말, 눈맞춤 그런것이 다시 엄마젖을 찾게 되는데 도움이 된다고...
나는 애기가 입벌려 크게 울때 유두를 밀어넣기 바빴다.
이제야 정신이 든다.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나는 중요한걸 잊고 있었다.
엄마가 얼마나 무서웠을까?엄마젖이 얼마나 징글징글했을까?
나는 10개월간의 쉽지않은 임신기간을 보내고 힘겹게 출산을 했고 회음부 통증, 젖몸살, 어지러움 , 두통, 산후우울증까지 견뎌내는중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화내고 짜증내야만 하는건가?
나는 왜 이 고생을 하고 불행을 자처하는가?
나는 왜 눈물을 글썽이며 이글을 쓰고 있는거지?
한번씩 둘 키울 생각에 암담해진다.
조리원에 갇혀 생각할 거리가 좁혀지고 당장 눈앞에 있는 문제들만 크게 보인다.
내일 여길 벗어나면 좀 나아질까?
투정이 많아진 첫째의 영상을 보면서 나는 한숨부터 지었다.
감당할 수 있을까 내 자신을 재보기만 할 뿐이다.
나는 그럴 깜냥이 안된다.
그런데 나는 두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내 안에 사랑이 너무나 부족해서 두렵다.
행복하기 위해 걷는 길 말고
이길 자체로 행복할 수 있기를
그런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